엄마 에세이 추천 — 장롱 속 낡은 공책이 꺼낸 어머니의 88년 생존 기록 | 페스트북

Editor’s Letter · 에디터 레터

장롱 속 낡은 공책이 꺼낸
어머니의 88년

2021년, 딸이 친정엄마 장롱에서 ‘나의 수기’라고 적힌 공책을 발견했다.
서른한 살에 홀로 된 어머니가 하루 20시간 일하며 버텨낸 실화.

엄마 에세이 추천 감동 실화 어버이날 선물 책 눈물 나는 에세이
홍옥표 20시간 책 표지 — 엄마 에세이 추천

홍옥표 『20시간』

지은이 홍옥표 · 엮은이 김진향
페스트북 추천 에세이 · 2026년 5월 에세이 부문 추천 도서

“이 거친 어머니의 기록을 처방전처럼 권한다.” — 페스트북

『20시간』 — 교보문고·예스24·알라딘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교보문고에서 구매하기
이 글의 핵심 — 3줄 요약
  • 딸 김진향이 2021년 장롱에서 발견한 ‘나의 수기’, 어머니 소천 후 세상에 내놓은 책입니다.
  • 서른한 살 청상과부가 하루 20시간 일하며 4남매를 키운 88년의 생존 기록 — 고생담이 아닌 어머니의 자부심입니다.
  • 육아에 지친 부모, 어머니 세대를 이해하고 싶은 자녀, 어버이날 선물을 찾는 분께 강력히 추천합니다.
Birth of a Book

장롱에서 나온 공책 — 그리고 어머니의 소천

2021년 어느 날, 딸 김진향이 친정집 엄마 장롱을 열었습니다. 무엇을 찾으러 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냥 열었는데, 거기에 있었습니다. 낡고 두툼한 공책 하나. 표지에 엄마의 손 글씨가 또렷이 적혀 있었습니다.

‘나의 수기’— 홍옥표 작가의 육필 원고 첫 장

여러 해를 거듭하며 적어 내려간 어머니의 글이었습니다. 편지글도, 일기 글도 있었습니다. 딸은 그 원본을 복사해 읽고, 어머니와 직접 대화한 것을 녹음했습니다. 그렇게 시대적 사건과 배경에 맞게 내용을 엮어나갔습니다. 2022년, 먼저 사남매가 한 권씩 나눠 가진 가족 소장용 자서전을 만들었습니다.

형제들은 개인적인 가족사가 드러날까 봐 공개를 꺼렸습니다. 하지만 딸은 달랐습니다. 날이 갈수록 어머니의 자서전을 세상에 내놓아야 한다는 열망이 마음 밑바닥에서부터 솟구쳤습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 한 사람의 사실적인 삶의 기록은 그 자체로 존귀합니다. 고난을 극복한 상투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엮은이 김진향, 출판 결심 이유

그러나 어머니는 기다리지 않으셨습니다. 2024년 9월 4일 수요일, 어머니가 소천하셨습니다. 딸은 그제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2026년 봄, 한 권의 책이 되어 나왔습니다. 제목은 『20시간』.

홍옥표 작가님 홈페이지 → festbook.co.kr/kjh06913
The 20 Hours

어머니의 수기가 전하는 하루 20시간

어머니 홍옥표는 직접 이렇게 썼습니다.

“험한 소낙비를 맞아가며 담배 젓 순을 땄다. 앞이 안 보여도 캄캄한 밤을 가리지 않고 하루 20시간 일을 하였다.”— 홍옥표 작가 수기 원문

1937년 충남 아산 출생. 경찰 공직에 있던 남편 故 김완경은 1968년 1.21사태 지방 순시 중 순직했습니다. 결혼 10년째, 홍옥표의 나이 서른하나. 시어머님 57세, 시동생 사남매, 그리고 큰아들 여덟 살부터 생후 2개월 막내까지 4남매. 이 모든 사람이 한꺼번에 어머니의 어깨 위에 얹혔습니다.

남의 소작을 얻어 시작한 담배 농사는 갈수록 늘어났습니다. 뒷동산 밭, 사자골 밭, 읍박골 밭. 장정들도 힘들어하는 일을 혼자서 3인분 해냈습니다. 20리터짜리 분무기 통을 하루에 30통씩 어깨에 메고, 어린 자식을 업은 채로, 매일 2킬로미터 산길을 오가며 땔감을 해왔습니다. 밤이 되면 쇠꼴을 베었습니다. 소를 키우고 돼지 새끼를 팔아 자식들 학비를 마련했습니다. 식사 시간과 수면을 줄여 하루 딱 두 시간만 주무셨습니다.

비가 와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다리가 부러져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부러진 다리를 징징 동여매고 배추 500포기를 절였습니다. (본문 214쪽) 담배 메기창 꼭대기에서 떨어져 다리가 꺾이고 팔이 절단 났을 때,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말도 말아, 말도 못 한다.”

그리고 다시 일하러 나갔습니다.— 홍옥표 작가 수기

그런 와중에도 대한민국전몰군경미망인회 천안시지회 회장직을 37년 동안 수행하셨습니다. 농사 후 머리도 못 매만지고 보훈회관에 나가셔도 옷단장이 고상하다며 충남도지부까지 인물이 소문났다고 했습니다. 해마다 청태 고추장, 고추부각, 다시마 부각을 만들고 동동주를 담갔습니다. 모든 식재료는 직접 농사지은 것이었습니다. 쓰러지는 날까지 별의별 청을 다 담그고 싶어 하셨습니다. (본문 225쪽)

새마을부녀회장 (1972) 효행상 (1992) 장한 어머니상 (1999) 대통령 표창 (2017) 韓國人士銘鑑 수록
What the Daughter Found

아무도 몰랐던 어머니의 아픔들

10년 만에 “여보”

남편이 순직한 후 10년이 지나서야 순직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날 어머니는 오랫동안 찾지 못했던 남편의 시신을 마주했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처음으로 “여보”라고 불렀습니다. 딸은 이 대목에서 가장 오래 멈췄다고 했습니다. 남편 제대를 만류했던 것이 죽음으로 이어진 것 같아, 어머니는 평생 가슴에 바윗덩어리를 안고 사셨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 순직 연금을, 남편이 당신의 뒷바라지에 보답한 은혜로 여기셨습니다.

모유가 나오지 않던 날

막내가 태어났을 때, 어머니에게는 모유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쌀물에 우유를 섞어 막내를 먹였습니다. 엄마 냄새를 맡고 자라라고 당신 옷에 찬 우유를 적셔 두었습니다. 빈 젖꼭지를 피가 나도록 물어도 아이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고, 결국 작은어머니의 젖을 빌려서까지 막내를 키워냈습니다.

“나는 너 없으면 안 되고, 너는 나 없으면 죽을 것.”— 홍옥표 작가, 막내에게

기록이 어머니를 살렸다

“조개는 이물질이 들어오면 외투막 상피세포가 진주층(Nacre)을 분비해 이물질을 감쌉니다. 어머니는 스트레스·우울·불안·부정적인 말로 인한 상처를 겹겹이 쌓아 자신만의 보석을 만드셨습니다. 억눌린 분노와 고통을 글로 하나씩 하나씩 꺼내며 분출하셨고, 그러면서 자신의 환경과 처지를 인식해 나가신 거지요. 이런 과정이 없었다면 억눌린 감정들은 불쏘시개가 되어 어머니를 태워 버렸을 겁니다. 화병이죠.”— 엮은이 김진향, 서면 인터뷰
A Daughter’s Journey

열 번의 퇴고 — 딸이 혼자 감당한 시간

딸 김진향은 열 번이 넘는 퇴고를 했습니다. 원고를 펼칠 때마다 처음 보는 어머니의 속마음이 나왔습니다. 그 대목들이 죄책감이 되어 딸을 짓눌렀습니다.

“열 번이 넘는 퇴고의 과정은 회한의 시간이었습니다. 원고를 읽을 때마다 뼈를 깎아가며 헌신하고 희생하신 어머니께 제대로 효도 한 번 못 한 후회가 밀려와 다시 마주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었어요. 죄책감이 시지프스의 형벌처럼 저를 짓눌렀고,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했습니다.”— 엮은이 김진향, 서면 인터뷰

딸은 오랜 시간 끝에 깨달았습니다. 어머니께서 진정으로 바라시는 것은 자녀가 과거의 죄책감에 갇혀 지내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베풀어 주신 사랑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오늘을 더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딸이 가장 애착하는 사진은 424쪽의, 작은아들이 어머니 눈에 인공눈물을 넣어 드리는 장면입니다.

Her Pride

인간 홍옥표의 자부심

“엄마는 남편 없이 수십 년을 살아도 돈 많고 권세 가진 사람이 조금도 부럽지 않다. 늘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아온 것에 자부심을 갖는구나. 그 세월이 만족하고 감사하다.” — 본문 329쪽— 홍옥표 작가 수기
“다 겪으며 열심히 한 만큼 이루어졌다. 산과 고개를 어떻게 넘었냐고. 내가 자랑스럽다. 이겨내고 살은 것이.” — 본문 198쪽— 홍옥표 작가 수기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기만 하여라. 엄마의 삶이기 때문이다.”— 홍옥표 작가, 딸이 평생 간직하고 싶은 한 문장
“그려, 어미가 잘했지. 잘했다.” — 본문 103쪽— 홍옥표 작가 수기
홍옥표 20시간 책 목업
Author Interview

엮은이 김진향 서면 인터뷰 전문

홍옥표 여사의 둘째 딸이자 이 책의 엮은이 김진향이 페스트북 서면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원문입니다.

어머니의 수기를 출판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머니의 수기가 없었다면 책으로 엮을 수 없었습니다. 2021년 어느 날, 친정집 엄마 장롱에서 낡고 두툼한 공책을 발견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나의 수기’ 엄마의 손 글씨가 또렷이 보였습니다. 여러 해를 거듭하며 적어 내려간 어머니의 글이었습니다. 편지글도, 일기 글도 있었습니다. 글 원본을 복사해 읽고, 어머니와 직접 대화한 것을 녹음해 시대적 사건과 배경에 맞게 내용을 엮어나갔습니다.

친정어머님은 소천하셨습니다. 2024년 9월 4일 수요일이었습니다.

2022년에 처음 발행한 자서전은 사남매가 한 권씩 나눠 가진 가족 소장용이 전부였습니다. 당시 형제들은 개인적인 가족사를 누가 읽겠느냐며 공개를 꺼리기도 했고, 어머니의 속내와 한은 온전히 담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호응해 주지 않았어요. 하지만 날이 갈수록 어머니의 자서전을 세상에 내놓아야 한다는 열망이 마음 밑바닥에서부터 솟구쳤습니다.

어머니가 왜 수기를 쓰셨을까? 어머니 당신이 살아온 세월을 정리한 것입니다. 대단한 업적을 자랑하거나 후손들에게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보여 주기 위한 것이 아니에요. 누군가의 어머니, 딸, 며느리, 형수가 아닌 홍옥표 자신이 살아 낸 삶을 있는 그대로 적으셨습니다. 한 여성의 치열한 삶이 그대로 기록되었을 뿐, 비판할 수 없습니다. 한 사람의 사실적인 삶의 기록은 그 자체로 존귀합니다.

어머니가 수십 년간 지속해 오신 ‘기록’은 어떤 의미였다고 생각하시나요?

‘험한 소낙비를 맞아가며 담배 젓 순을 땄다. 앞이 안 보여도 캄캄한 밤을 가리지 않고 하루 20시간 일을 하였다.’ 어머니 수기의 한 대목입니다. 이것이 어머니의 일생을 그대로 나타냈다고 생각해요.

어머니의 手記는 하루 20시간을 일하신 그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어머니 자신의 일생을 스스로 증명하고 드러낸, 그야말로 ‘진짜’ 삶의 자취입니다.

조개는 이물질이 들어오면 외투막 상피세포가 진주층(Nacre)을 분비해 이물질을 감쌉니다. 어머니는 스트레스·우울·불안·부정적인 말로 인한 상처를 겹겹이 쌓아 자신만의 보석을 만드셨습니다. 억눌린 분노와 고통을 글로 하나씩 하나씩 꺼내며 분출하셨습니다. 이런 과정이 없었다면 억눌린 감정들은 불쏘시개가 되어 어머니를 태워 버렸을 겁니다. 화병이죠.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다 겪으며 열심히 한 만큼 이루어졌다. 산과 고개를 어떻게 넘었냐고. 내가 자랑스럽다. 이겨내고 살은 것이.” — 본문 198쪽

어머니의 삶을 활자로 갈무리하는 이 여정은 따님께 어떤 시간이었나요?

열 번이 넘는 퇴고의 과정은 회한의 시간이었습니다. 원고를 읽을 때마다 뼈를 깎아가며 헌신하고 희생하신 어머니께 제대로 효도 한 번 못 한 후회가 밀려와 다시 마주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퇴고를 미루고, 미적거렸습니다. ‘더 잘해드려야 했는데.’ ‘그때 이랬어야 했는데.’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죄책감이 시지프스의 형벌처럼 저를 짓눌렀고,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했습니다.

어머니는 31세에 혼자 되어 핏덩이 막내아들과 자식 그리고 시동생들을 뒷바라지하시고, 하루 20시간 일하여 일궈낸 땅마저 시동생들 살림 나갈 때 떼어 주셨습니다. 2003년에 처음 쓴 수기는, 어머니께 단순한 글이 아니라 억울함과 원통함을 달래고 자신을 인식하고 이해하며 버틸 수 있게 해 준 ‘출구’였을 겁니다.

어머니께서 진정으로 바라시는 것은 제가 과거의 죄책감에 갇혀 지내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베풀어 주신 은혜와 사랑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오늘을 더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못 해 드린 것에 대한 후회보다 어머니의 사랑과 은혜에 집중하려 합니다.

제목 ’20시간’은 어머니의 치열했던 삶을 관통하는 키워드입니다. 곁에서 본 어머니의 하루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어머니에게 하루는 24시간이 아닌, 오직 노동으로 채워진 ’20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날의 일은 당일에 끝내야 한다는 철칙으로 사셨기에, 식사 시간과 수면을 줄여가며 하루 딱 두 시간만 주무시고 피땀 흘려 일하셨어요.

남의 소작을 얻어 시작한 담배 농사는 갈수록 늘어 나중에는 壯丁들도 힘들어하는 일을 혼자서 3인분이나 해내셨습니다. 20리터짜리 분무기 통을 하루에 30통씩 어깨에 메고, 어린 자식을 업은 채 매일 2km 산길을 오가며 땔감을 해 오셨지요. 그렇게 모은 땔감으로 시어머니와 아이들이 추위에 떨지 않게 하셨고, 밤에는 쇠꼴을 베어 소를 키우고 돼지 새끼를 내어 저희 자식들의 학비를 마련하셨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대한민국전몰군경미망인회 천안시지회 회장직을 37년 동안 충실히 수행하셨습니다. 온종일 농사짓다가 머리 하나 제대로 매만지지 않고 참석하셔도 옷단장이 고상하다며 충남도지부까지 인물이 소문났다고 하셨습니다. 비가 오면 우비를 입고, 다리가 부러져도 징징 동여매고 배추 500포기를 절이셨습니다. (214쪽) 쓰러지는 날까지 별의별 청을 다 담그고 싶어 하셨습니다. (225쪽)

책을 엮으며 만난 ‘인간 홍옥표’는 평소 알고 있던 ‘어머니’와 어떻게 달랐나요?

어머니의 수기이기 때문에, 제가 평소 알고 있던 ‘어머니’와 다르지 않으셨습니다. 엄마는 남편 없이 수십 년을 살아도 돈 많고 권세 가진 사람이 조금도 부럽지 않다. 늘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아온 것에 자부심을 갖는구나. 그 세월이 만족하고 감사하다. (329쪽) 어머니 자신의 일생이 ‘한이 없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젊고 고왔던 시절에도 당당하고 늘 감사하셨습니다. 저 또한 어머니의 은혜에 감사할 뿐이에요. 형언할 수 없이 존경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식으로서 미처 몰랐던 어머니의 아픔 중 가장 가슴 시렸던 대목은 어디였나요?

어머니의 수기에는 미처 다 몰랐던 기록들이 가득했습니다. 10년 만에 남편의 시신을 마주하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여보”라고 불러 보았다는 대목이 특히 가슴 시렸습니다.

모유가 잘 나오지 않아 막내에게 쌀 물에 우유를 섞어 먹이시고, 엄마 옷 냄새를 맡으며 잠들도록 찬 우유를 옷에 적셔 두셨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빈 젖꼭지를 피가 나도록 물어도 아이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고, 젖구멍이 막히면 작은어머니의 젖을 빌려 가면서까지 키워내셨습니다. 가족들의 무관심에도 “나는 너 없으면 안 되고 너는 나 없으면 죽을 것”이라며 이를 악물고 헤쳐 나가셨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어머니는 험한 일을 하다 사다리에서 떨어져 크게 다치고, 낭떠러지에서 굴러도 지푸라기로 상처를 동여매며 일하셨습니다. 아빠 없는 자식 소리 듣지 않게 하겠다는 일념으로 손가락 부상이나 팔목 부러진 수술도 참아가며 일에 매달리셨습니다. 남편의 제대를 만류했던 것이 죽음으로 이어진 것 같아 평생 가슴에 바윗덩어리를 안고 사셨지만, 10년 만에 인정받은 순직 연금을 남편이 당신의 뒷바라지에 보답한 은혜로 여기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그 고단한 세월을 “어려운 줄을 몰랐어. 내가 해야 하는 것인 줄 알았지.”라고 하셨습니다.

책에 실린 사진과 상장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과 어머니의 글 중 평생 간직하고 싶은 ‘단 한 문장’은 무엇인가요?

가장 애착이 가는 사진은 424쪽의 작은아들이 눈에 인공눈물을 넣어 드리는 사진입니다. 그리고 상장은 어머님께서 받은 ‘효부상’인데요. 아버님께서 교도관 시험공부하실 때, 일을 안 한다며 구박하고 밥도 주지 않은 시어머니를 정성껏 봉양하여 받은 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기만 하여라. 엄마의 삶이기 때문이다.” 이 문장을 평생 간직하고 싶네요.

오늘을 억척스럽게 견뎌내고 있는 독자들에게 어머니를 대신해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어머니의 고유한 삶을 감히 대신할 수 없기에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 일은 조심스럽습니다. 이 기록이 어떤 위로로 다가갈지는 독자분들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대신 말하기보다 어머니 삶 그 자체가 독자들에게 조용한 응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하늘에 계신 어머님이 이 책을 받아 보신다면, 어떤 표정으로 무슨 말씀을 하실 것 같나요?

“그려, 어미가 잘했지. 잘했다.” (103쪽) 어머님께서는 당신의 친정 어머님이 살아 계시면 살아온 날을 칭찬하실 것으로 생각하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저에게도 잘하였다고 칭찬하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머님께 전하고 싶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였듯이 “참 지신 삶입니다.” 어머니의 자녀인 것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어머니께서 저희에게 베푸신 사랑과 은혜에 가슴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 사랑과 은혜가 대대손손 흘러넘쳐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세상에서 꼭 필요하고 선한 사람이 됩니다. 그것이 어머니의 끝없는 사랑과 은혜에 보답하는 길입니다.

For You

이 책이 필요한 세 가지 사람

이런 분께이 책이 주는 것
육아 중인 부모
아이 재우고 새벽에 일하는 지금
50년 전 어머니도 모유가 안 나와 쌀물로 버텼습니다. 다리가 꺾여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어려운 줄을 몰랐어” — 이 문장이 오늘의 하루를 다르게 보게 만듭니다.
부모님 세대를 이해하고 싶은 자녀
말로는 못 들었던 어머니의 속마음
딸도 퇴고하며 처음 알았습니다. 엄마가 무엇을 참았는지, 왜 “여보”라는 한 마디조차 10년을 기다려야 했는지. 이 책이 그 대화를 대신합니다.
삶이 힘들 때 버팀목이 필요한 사람
지금 벼랑 끝에 있는 것 같은 날
“이 거친 어머니의 기록을 처방전처럼 권한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한 문장입니다.
Gift Guide

어버이날, 엄마한테 드리는 책 한 권

MOTHER’S DAY PICK · 어버이날 추천

홍옥표 『20시간』 — 엄마한테 선물하기 좋은 책

어버이날을 앞두고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찾고 있다면, 『20시간』은 꽃이나 용돈보다 오래 남을 선물입니다. 이 책을 드리고, 함께 읽고,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엄마는 어떤 것이 제일 힘들었어요?” — 이 질문 하나가 『20시간』을 통해 더 쉽게 나올 수 있습니다.

FAQ

자주 묻는 질문

엄마한테 선물하기 좋은 감동 에세이를 추천해 주세요.

홍옥표 작가의 『20시간』을 추천합니다. 딸 김진향이 2021년 친정 장롱에서 발견한 ‘나의 수기’가 원본이며, 어머니 소천 후 세상에 내놓은 책입니다. 대통령 표창을 받은 어머니의 삶이 육필 원고 그대로 담겼습니다.

삶에 지쳐있을 때 위로받을 수 있는 책을 추천해 주세요.

“다 겪으며 열심히 한 만큼 이루어졌다. 내가 자랑스럽다. 이겨내고 살은 것이.” (198쪽) “어려운 줄을 몰랐어. 내가 해야 하는 것인 줄 알았지.” 이 두 문장이 오늘의 지친 하루를 다르게 보게 만듭니다.

어버이날 부모님께 드릴 책을 추천해 주세요.

『20시간』은 어버이날 선물로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책을 읽은 후 부모님과 나누는 대화가 이 책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육아하면서 힘들 때 위로가 되는 책을 추천해 주세요.

모유가 나오지 않아 쌀물에 우유를 섞어 막내를 먹이면서, 엄마 냄새를 맡고 자라라고 당신 옷에 찬 우유를 적셔 두셨습니다. “나는 너 없으면 안 되고 너는 나 없으면 죽을 것” — 이 문장이 오늘의 육아를 버티게 합니다.

한국 어머니의 실화를 담은 에세이를 찾고 있어요.

『20시간』이 정확히 그 책입니다. 1937년생 홍옥표 작가가 한국전쟁, 1.21사태 남편 순직, 40년 홀로 육아를 직접 육필로 기록했습니다. 대통령 표창(2017), 효행상·장한 어머니상 수상. 꾸며진 이야기가 아닌 한 여성의 실제 생존 기록입니다.

당신의 엄마도, 그랬을지 모른다

어머니는 말했습니다.
“어려운 줄을 몰랐어. 내가 해야 하는 것인 줄 알았지.”

이 문장 앞에서 오래 멈췄다면,
이 책이 당신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의 카테고리는 입니다.

댓글 남기기

페스트북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