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상실의 고통을 숫자로 계산할 수 있다면, 나는 조금이라도 덜 아플까.”
그 누구보다 논리적인 수학자의 마음을 연 5,765일의 동행… 그리고 이별 후 마주한 정답 없는 방정식.
처절한 상실을 경험하고 있는 이들에게 ‘치유는 결코 배신이 아님’을 전하는 백인자 총장의 내면의 언어.
이 책은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사랑하는 존재와의 이별 후, 백인자 작가가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 써 내려간 애도의 기록이다. 수학자이자 대학 총장으로서 평생 이성과 논리의 언어에 익숙해져 있던 저자는, 소중한 가족을 떠나보낸 후 그 어떤 공식으로도 해를 구할 수 없는 거대한 슬픔 앞에 던져진다. 상실의 무게에 짓눌린 마음을 정직하게 마주하며 하루하루 써 내려간 시편들은 읽는 이에게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도 괜찮다’는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글은 사랑하는 이가 떠난 후 텅 비어 버린 일상에서 시작된다. ‘너 없는 집’에서 사라진 발소리를 찾고, ‘아픈 손가락’처럼 예민해진 감정으로 마지막 순간을 끊임없이 곱씹는다. 현실적인 문턱 앞에서 느끼는 저자의 고통과 회한은, 이별을 겪어본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깊이 공감할 내면의 풍경이다. 저자는 말한다. ‘치유’는 결코 떠난 존재에 대한 망각이나 배신이 아니라고. 지난날의 기억 속에 충분히 머무르며 감정을 쏟아내는 일은,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죽음 이후에는 반드시 다시 만날 날이 있다’는 신앙적 믿음에 도달한 한 수학자의 고백이 이를 오롯이 증명한다.
이 책은 섣불리 밝은 미래를 약속하지 않는다. 대신 눈물과 회한이 뒤섞인 그리움 자체가 얼마나 고귀하고 뜨거운 사랑의 증명인지를 보여 준다. 슬픔은 때로 우리를 무너뜨리기도 하지만, 사랑했던 존재를 향한 가장 솔직하고 아름다운 감정이기도 하다. 독자들은 타인의 고백 속에서 차마 꺼내지 못했던 자신의 슬픔을 마주하며, 비로소 내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껴안을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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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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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단비를 잊지 않기 위해 썼지만, 쓰고 보니 이 글들은 결국 단비가 나를 얼마나 깊이 사랑했는지, 그리고 그 사랑이 지금도 나를 어떻게 살게 하는지에 대한 고백이 되었다.
세상의 표기가 어떻게 바뀌어도 내 마음속의 너는 변하지 않아. 그곳에서 너라는 이름은 어떤 힘으로도 지워지지 않는단다.
치유와 잊음은 서로 다른 이름이라는 걸. 상처가 아문다고 해서 아픔이 없던 것은 아니라는 것도.
눈물이 흐른다는 건 너를 잊지 않았다는 뜻이니까. 이 눈물은 언제 멈출까. 언제쯤 아픔보다 행복이, 그리움보다 고마움이 먼저 떠오를까.
더는 아프지 않다는 걸. 그 순간 가슴이 조용히 무너져 내렸지. 너의 마지막 흔적 하나가 나의 살결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이 너무나 선명했거든.
단비의 두 눈과 코는 고요한 역(逆)정삼각형. 같은 크기, 같은 거리, 똑같이 새까만 색. 다른 강아지들은 이렇게 생기지 않았는데- 너는 어떻게 그렇게 예쁠 수가 있지.
불쌍해서, 너무 마음이 아파서, 그저 무엇이든 도와주고 싶은 마음,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 그게 바로 불쌍히 여김이더라.
네가 세상에 머문 날은 5,820일. 그중 처음 55일은 서로의 존재도 모른 채 아무 일도 없던 듯 흘러갔지. 하지만 55일째 되던 날, 네 작은 숨결 하나가 나의 시간을 통째로 뒤집어 놓았단다.
혼자 걷는 길 위에 단비의 부재는 아직 작은 발자국처럼 남아 있고, 나는 그리움을 안고 빛의 언덕까지 걸어갈 것이다. 단비야, 나의 사랑, 나의 단비야.
감정의 불순물을 걷어내고 핵심적인 슬픔만 남기다 보니, 글들이 스스로 자리를 찾아가며 시의 형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논리가 멈춘 곳에서 비로소 시가 시작된다는 것을, 단비를 보내고서야 배웠습니다.
단비를 키우며 제가 가장 깊이 묵상했던 것은 신뢰의 본질이었습니다. 오직 주인만을 바라보는 강아지의 무조건적인 신뢰는, 우리가 하나님을 향해 가져야 할 믿음의 본질과 놀랍도록 닮아 있었습니다. 단비는 존재 자체로 저에게 살아있는 설교였던 셈입니다.
덜 아프다고 해서 덜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사랑이 통증의 형태를 벗어나, 더 깊고 고요한 삶의 일부로 그 모습을 바꾸었을 뿐입니다.
저자 백인자
서울대학교 수학과 졸업 후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응용수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평생 숫자와 증명의 언어로 세계를 탐구해 왔습니다. 정확성과 논리의 세계에서 살아온 그는 글 또한 구조와 계산으로 접근해 왔으나, 한세대학교 총장으로 수많은 이들의 삶을 마주하며 비수치적 언어의 깊은 울림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사랑하던 반려견 단비와의 이별이 있었습니다. 단비를 떠나보낸 뒤, 수학으로는 닿을 수 없던 감정의 영역을 마주한 그는 한 번도 써 보지 않았던 ‘마음의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문장들은 단비에게 건네는 편지이자 그리움과 회한, 신앙과 회복이 스며든 고백이 되었습니다.
이 시집은 논리의 언어 너머에서 발견한 사랑의 깊이를 담아내며, 한 생명에 대한 애도가 어떻게 문학적 형식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Inja Baik graduated from Seoul National University with a degree in Mathematics and earned a PhD in Applied Mathematics from the University of Maryland, exploring the world through the language of numbers and proofs.
Having lived in a world of precision and logic, she once approached writing with the same focus on calculation and structure. But as president of Hansei University, meeting many people and observing the textures of life and human relationships, she came to sense the need-and the power-of language beyond numbers.
At the heart of that shift was the loss of her beloved companion, Danbi. After Danbi’s passing, she encountered emotions that could not be expressed in mathematics, and began writing from the heart-a “writing of the soul” she had never attempted before. The sentences she left behind became letters to Danbi, a natural record and confession blending longing, regret, faith, and healing.
This is her first volume of poetry, capturing the depth of love discovered beyond logic, and showing how devotion and grief for a single life can unfold into a literary form.
출판사 리뷰
숫자와 공식으로 세상을 명쾌하게 해석해 온 수학자가, 도무지 계산할 수 없는 거대한 슬픔 앞에 서서 흘린 뜨거운 눈물의 기록이다. 5,765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조건 없는 사랑을 내어준 작은 생명 ‘단비’를 향한 저자의 고백은, 이성과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랑의 본질을 보여준다. 깊은 상실감 속에서 허우적대며 자신을 자책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건네는 정직한 슬픔에서 깊은 위로를 받게 될 것이다. 상실의 터널을 지나 다시 만날 날의 소망으로 나아가는 이 아름다운 여정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 페스트북 편집부
기사
머니투데이 · 2026년 6월 24일"수학자가 마주한 이별의 방정식"…백인자 작가 '5,765일', 영풍문고 시 베스트기본정보
| ISBN | 9791176560030 |
|---|---|
| 발행일 | 2026년 5월 20일 |
| 쪽수와 크기 | 364쪽 · 188×128mm, 두께 21mm |
| 출판사 | 페스트북 |
| 분야 | 국내도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