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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왕국-길을 묻고 운명을 걷는다

나다운 지음
페스트북 · 2025년 10월 27일
『전설의 왕국-길을 묻고 운명을 걷는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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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모든 것이 무너지는 순간, 누군가는 앞에 서야 했다.

공동체와 생존, 책임의 무게를 새롭게 질문하는 가장 단단한 신화.
『전설의 왕국』은 절대악과 역병, 외부의 침략이라는 위기 앞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변하고 선택하고 무리를 이끌게 되는지 따라가는 집단 서사다. 호녀와 웅녀는 리더가 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반복되는 위기 속에서 이들은 공동체의 가장 아픈 자리로 나아간다. 생명을 살리고, 자신을 덜어내는 방식에서 책임을 배운다. 이는 훈련된 전략이 아니라 삶을 걸고 내딛는 즉각적 실천의 누적이다.

이 소설은 리더십을 명예와 힘이 아니라 감당과 돌봄, 끊임없는 선택의 무게로 그린다. 누구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선택을 내리고, 결과를 품고, 다음 길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단군신화라는 익숙한 외피 속에 완전히 새로운 서사를 불어넣는다. 이는 부족 간의 외교와 암투, 전염병의 확산, 집단의 분열과 복원 같은 구조적 갈등이 살아 있는 생존의 드라마로 재현된다. 이 책은 신화를 판타지로만 소비하지 않고 생존과 책임, 리더의 조건에 대한 시대적 질문으로 변주해낸다.

평범한 누군가가 대의를 감당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작가는 그 순간의 떨림과 고독, 눈물을 생의 결로써 다룬다. 시대를 불문하고 반복되는 혼란 속에서 어떻게 인간은 공동체를 택하고 서로의 생존에 책임지는 존재로 나아가는지를 묻는다. 이 작품은 당연하게도 오늘을 되돌아보게 한다. 『전설의 왕국』은 케케묵은 고대의 전설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이야기로 살아 있는 현실이다. 리더와 공동체의 역할에 대해 깊게 고민한 나다운 작가의 ‘나다운’ 첫번째 소설, 그 그윽한 혜안을 찬찬히 음미해보자.

목차

서막
호녀 전기
1장. 여정의 시작
2장. 승냥이와의 만남
3장. 승냥이와 고라니
4장. 고라니의 눈물
5장. 표범과 까마귀
6장. 뱀의 독과 해독제
7장. 고래를 잡는 사람들
8장. 용의 뼈
9장. 범의 엄마
10장. 야수의 전쟁
웅녀 전기
1장. 경쟁의 시작
2장. 예언의 곰
3장. 멧돼지의 땅
4장. 고인돌
5장. 여우의 간계
6장. 독수리의 절벽
7장. 변심
8장. 계시의 밤
9장. 곰의 엄마
10장. 야수의 전쟁
사대홍 외전
작가 인터뷰

책 속으로

“내가 방법을 안다고 칩시다. 그렇다고 다른 부족에게 방법을 알려 줘야 할 이유는 없지요. 웅족과 호족의 비법을 거꾸로 내가 요구한다면 들을 것이오?”
환웅의 말에 호녀와 웅녀는 차분히 동시에 대답했다.
“홍익인간.”
환웅이 따라 말했다.
“홍익인간?”
“천족의 큰 뜻으로 알고 있습니다. 응당 환웅께서는 따르실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드러움 속에 단호함이 묻은 웅녀의 말이다.
-p.10
“웅녀님, 난 더 이상 여기에 못 있겠어요.”
웅녀가 놀란 표정을 지었고, 호녀는 다짐한 듯 말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는 백 일이 아니라 며칠을 버티지 못할 것 같아요. 이런 방법으로는 답을 얻지 못해요. 부족으로 돌아가서 어른께 여쭤야 해요. 그게 더 빠른 방법이에요.”
-p.22
백삼은 바위 뒤로 더욱 깊이 숨어서 주위를 살폈다. 백삼에게는 호랑이가 특별한 존재였다. 호랑이 사람들에게는 신이고, 영물이었다. 호랑이인들은 호랑이를 해치거나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 호랑이도 호랑이인들을 해치지 않았다. 물론 호랑이의 영역 깊숙한 곳으로 들어간 자들이 돌아오지 못한 경우는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잘못이었다. 호랑이인들은 호랑이와 수백 년 아니, 그 이전부터 서로를 존중하며 잘 지내고 있었다. 호랑이인 누구도 호랑이를 무섭게 여기지 않았다. 호랑이의 힘과 그 영민함을 숭배할 뿐이다. 호랑이들도 그랬다. 그들은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고 침범하지 않았다.
-p.40
승냥이의 비명에 눈을 뜬 백삼은 두 눈을 의심했다. 석하는 눈을 뜨고 더욱 놀라서 그만 자리에 주저앉았다. 석하가 보니, 호랑이 한 마리가 승냥이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석하는 ‘승냥이 밥이 되는구나!’ 생각했다가 설상가상으로 호랑이 밥이 되게 생긴 상황이었다.
석하는 백삼의 얼굴로 눈을 돌렸다. 백삼이 자신처럼 겁에 질려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미소를 짓고 있었다. 백삼이 아무리 호랑이인이라고 해도 어찌 저럴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p.123
‘너는 특별한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다. 모든 부족의 생과 사가 너에게 달려 있다. 까마귀도, 고라니도, 표범도 너를 받들게 될 것이다. 너는 호랑이의 엄마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는 죽음의 그림자를 가졌다. 항상 위험이 너의 생을 가로막고, 죽음의 문턱으로 너를 안내할 것이다. 죽음의 그림자를 넘는다면, 넌 호랑이의 엄마가 될 것이다. 다만, 지금은 네가 그것을 넘을 힘을 갖지 못했다. 이대로는 너는 스물을 넘기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그러니 너는 나를 따라 까마귀의 땅으로 가서, 너에게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를 늦추는 제를 올려야 한다.’
-p.143
배는 한 시진 전처럼 서서히 움직였다. 주변을 관찰하고, 다시 다른 곳으로 움직이는 것을 다시 한 시진을 했다. 백삼은 지루했지만, 모두가 진지했으므로 표현하지 못했다. 이렇게 아무것도 잡지 못하고 돌아간다면, 마을 사람들이 크게 실망할 거라 백삼은 생각했다.
백삼은 효해의 얼굴을 보았다. 백삼은 순간적으로 젊은 효해의 얼굴에서, 부족을 책임지는 사람의 얼굴을 보았다. 효해의 얼굴에서 포기나 실망의 표정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p.188
능화는 빠르게 고개를 돌렸다. 웅능화는 웅교의 얼굴을 똑바로 보기가 힘들었다. 자신이 왜 이런지 알 수가 없었다. 초홍을 보는 척 웅교를 훔쳐보았다. 처음 보았을 때의 소년 웅교는 어디에도 없었다. 능화의 눈앞에는 이목구비가 뚜렷한 잘생긴 남자가 있을 뿐이었다.
능화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발그레한 얼굴을 숨기려 다시 고개를 숙였다. 능화의 나이는 스물다섯이었다. 다른 사람 같으면 시집을 몇 번은 갔을 나이였다. 하지만 능화는 초홍을 딸처럼 여기고, 초홍이 곰의 엄마가 되도록 모든 것을 초홍에 맞추어 살았다.
-p.329
수벽이 힘주어 물었다.
“그럼 웅초홍 님은 주술의 힘이나 예언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까?”
초홍은 한숨과 함께 힘없이 대답했다.
“아니요. 저는 주술의 힘도 예언의 힘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수벽이 비꼬는 어투로 물었다.
“그럼, 무엇으로 곰 엄마의 중책을 맡을 수 있습니까?”
초홍이 자신 있게 대답했다.
“저는 저에게 소중한 것들을 지키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게 소중한 것은 곰족입니다. 우리 부족을 위해서는 목숨도 내어놓을 수 있습니다. 곰의 엄마는 그런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420
“하하하. 당신은 참 대단한 여자라니까? 그런데 당신이 가지고 있는 해독제는 수십 알에 불과한데, 어떻게 그들 모두를 살릴 셈이오?”
사살모가 재밌다는 듯 말했다.
“모두를 살릴 필요가 있나요? 각 부족의 엄마와 중요한 몇 사람에게 치료제를 주면, 그들은 모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 텐데⋯. 하찮은 부족의 인간들⋯ 죽을 것들에게 아까운 해독제를 낭비할 필요는 없어요. 하하하.”
-p.504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어느새 중년이 되어 있었습니다. 후회 없는 삶이었다고 자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언가 빠진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제 안에 쓰지 못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무작정 펜을 들고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단편들이 모여 책 한 권 분량이 되었을 때, 과연 제가 장편도 쓸 수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SF 소설을 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12·3 계엄 사태를 겪으면서 잘못된 지도력으로 인해 사람들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을 피부로 느꼈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제 글은 ‘역사 판타지’의 길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좋은 리더란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작가 인터뷰
대학 시절, 너무나 익숙했던 단군신화를 다시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때 새로운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아버지인 환웅에게 걸맞은 배필로 선택된 민족의 어머니는 어떤 분이었을까?’ ‘과연 단순히 쑥과 마늘을 먹으며 인내한 것만으로 최고의 어머니로 평가되었을까?’ 문자가 없던 시절에 구전으로 전해져 온 이야기이니만큼, 그 안에는 직접 겪은 이들만 알 수 있는 비밀이 있지 않았을까 상상했습니다. 그 기억이 코로나 시기에 불현듯 떠올랐어요.
-작가 인터뷰
호백삼과 웅초홍 모두 지금으로 치면 중, 고등학생 나이의 어리고 힘없는 여성입니다. 하지만 부족을 위해 자기의 모든 것을 쏟아붓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그 자리를 원했는지 아닌지가 아닙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고 이겨내는 과정에서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부족의 안위와 더 나은 삶을 위해 나아간다는 점이 핵심이죠. 그들은 권력을 사리사욕을 채우거나 누군가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쓰지 않아요. 대의를 위해 몸으로 실천하며 나아가는 리더들을 보여줌으로써 지금 시대의 리더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싶었습니다.
-작가 인터뷰
『전설의 왕국』은 판타지 역사 소설입니다. 역사적 사실 안에서 상상력을 펼쳐내는 일이 정말 쉽지 않았어요. 초고 작업만 3개월이 걸렸고, 이후 맞춤법과 구성, 편집 등 수많은 수정을 거쳐 이 책이 완성되었습니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난 후, 호백삼과 웅초홍을 꼭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들이 우리 민족의 어머니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세요. 이 책을 읽은 독자분들이 이 땅을 일으켜 세울 ‘주인공’이 되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작가 인터뷰만 알 수 있는 비밀이 있지 않았을까 상상했습니다. 그 기억이 코로나 시기에 불현듯 떠올랐어요.
-작가 인터뷰
호백삼과 웅초홍 모두 지금으로 치면 중, 고등학생 나이의 어리고 힘없는 여성입니다. 하지만 부족을 위해 자기의 모든 것을 쏟아붓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그 자리를 원했는지 아닌지가 아닙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고 이겨내는 과정에서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부족의 안위와 더 나은 삶을 위해 나아간다는 점이 핵심이죠. 그들은 권력을 사리사욕을 채우거나 누군가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쓰지 않아요. 대의를 위해 몸으로 실천하며 나아가는 리더들을 보여줌으로써 지금 시대의 리더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싶었습니다.
-작가 인터뷰
『전설의 왕국』은 판타지 역사 소설입니다. 역사적 사실 안에서 상상력을 펼쳐내는 일이 정말 쉽지 않았어요. 초고 작업만 3개월이 걸렸고, 이후 맞춤법과 구성, 편집 등 수많은 수정을 거쳐 이 책이 완성되었습니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난 후, 호백삼과 웅초홍을 꼭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들이 우리 민족의 어머니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세요. 이 책을 읽은 독자분들이 이 땅을 일으켜 세울 ‘주인공’이 되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작가 인터뷰

저자 나다운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직장 생활을 거쳐 2009년부터 15년간 중소기업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나다운 글쓰기를 꿈꾸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은 필명, 나다운으로 활동하고 있다. 단군신화를 새롭게 재해석한 『전설의 왕국』을 집필했다.

출판사 리뷰

단군 신화에서 인간이 되지 못한 호랑이의 이야기는 기록되지 않았다. 나다운 작가의 《전설의 왕국》은 신화의 뒷이야기를 장대한 서사로 직조해낸다.

인간이 된 ‘웅녀’와 또 다른 운명을 개척해야 했던 ‘호녀’. 두 영웅의 엇갈린 여정은 세상을 구원하려는 거대한 희생과 운명에 맞서는 강인한 의지를 밀도 높게 그려낸다. 익숙한 신화에 숨겨진 새로운 전설이 독자를 압도할 것이다.

– 페스트북 편집부

기사

머니투데이 · 2025년 12월 3일나다운 작가 '전설의 왕국', 영풍문고 소설 부문 베스트 선정

기본정보

ISBN9791169299176
발행일2025년 10월 27일
쪽수와 크기528쪽 · 148×210mm, 두께 29mm
출판사페스트북
분야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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