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나온 친구가 지적해서,
제가 좀 주눅이 드네요..."
어느 날 오후, 편집부로 걸려온 전화기 너머에서 힘없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바로 소설 <부산 세탁소>의 출간을 앞둔 김정순 작가님이셨습니다.
평생을 바쳐 쓴 원고를 세상에 내놓기 직전이었지만, 마음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이유인즉슨, 서울대를 나왔다는 '지식인' 친구분이 원고를 보더니 "이건 문장이 이래서 안 되고, 개연성은 저래서 별로다"라며 날카로운 지적을 쏟아냈기 때문이었습니다.
"조금 화가 나는데? 우리 작가님 기를 확실하게, 보란 듯이 살려드리자!"
우리는 '작당 모의'를 시작했습니다. 페스트북이 가장 잘하는 것, 바로 '압도적인 퀄리티'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실력을 증명하기로 했습니다.
표지에 보란 듯이 '베스트셀러 마크'를 디자인해 넣었고, 책의 가치를 증명할 추천사를 꼼꼼하게 배치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부산 세탁소>는 출간 즉시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에 진입했습니다. 심지어 대한민국의 상징적인 랜드마크인 '서울 영풍문고 코엑스점'의 베스트셀러 매대 정중앙에 작가님의 책이 당당히 꽂혔습니다.
우리는 이 현장 사진들을 찍어 작가님께 보내드렸습니다.
"작가님, 이제 그 얄미운 서울대 친구분께 이 베스트셀러 매대 사진 보여주시면서, 시원하게 맥주 한 잔 사라고 하세요!"
그리고 며칠 전,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부산 중앙 도서관에서 연락이 온 것입니다. "김정순 작가님을 모시고, 단독 작가 강연회를 열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훈수에 주눅 들었던 작가님은, 이제 2025년 8월 수많은 독자와 예비 작가들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강연자'로 무대에 섭니다. 친구분의 지적은 쏙 들어갔고, 대신 질투 섞인 축하 인사가 그 자리를 채웠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