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출판 18 – 팔리는 책은 기획단계에서 결정된다 : 출간기획서 쓰는 법 (2)

지난 시간, 출간기획서 쓰는 법(카테고리 및 콘셉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나머지 항목들을 알아보겠습니다.

내용 미리보기

  • 타깃독자
  • 핵심메시지
  • 도서제목
  • 저자소개

타깃독자

타깃독자는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 어떤 고민을 가진 독자인가

우리가 책을 쓰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독자의 어떤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함입니다. 독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독자는 감수성을 느끼고 싶을 때 문학을 읽고, 특정 정보를 원할 때 실용서를 읽습니다. 단순히 지루해서 책을 읽는다 해도 이 또한 하나의 명확한 이유입니다. ‘지루함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 독자의 욕망이자 문제이자 고민입니다.

독자의 모든 고민을 해결해주려다가는 하나의 고민도 해결 못해줄 확률이 높습니다. 모두를 만족시키려다가 아무도 만족시킬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독자를 넓게 설정하기보다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 일본을 좋아하는 사람
  • 캠핑에 관심이 많은 사람
  • 육아를 잘 하고 싶은 사람

위와 같이 설정할 수도 있지만 페르소나를 명확히 설정하면 글의 논의를 집중시킬 수 있습니다.

  • 일본 유학에 관심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방법을 모르는 청년
  • 자녀와 캠핑을 가서 식사, 놀이, 교육 분야에서 알차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부모
  • 육아에 돈을 너무 많이 쏟지 않으면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아이를 키우고 싶은 부모

성별, 나이, 직업, 거주지 등으로 페르소나를 구성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유학에 관심이 있고 사회초년생인 2-30대, 어린 자녀를 둔 3-40대 등으로 구체화하는 것이죠. 이 경우 문체나 글의 전개가 독자를 염두에 두고 진행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21년 기준 서점에서 가장 구매력이 높은 계층은 40대 여성입니다. 교보문고 기준 40대 여성의 도서 구매 비중은 25.7%, YES24 기준으로는 35.5%입니다. 즉 도서 구매자 네 명 중 한 명, 최대 세 명 중 한 명이 40대 여성입니다. 2위는 30대 여성, 3위는 40대 남성입니다. 타깃독자를 설정할 때 이를 고려하는 것도 좋겠지요.

핵심메시지

핵심메시지는 타깃 독자에게 전하는 한 줄의 메시지입니다. 독자의 1) 어떤 문제를 2)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지 적으면 좋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 처절한 탈북 체험기를 통해 어떤 고난이 닥쳐도 의지가 있다면 살아갈 수 있음을 밝힌다.
  • 여행하면서 찾은 인문학적 깨달음을 통해 자신만의 삶을 당당히 걸어가는 방법을 전한다.
  • 재치있는 문장을 통해 힘든 순간에도 유머가 있으면 웃을 수 있다는 것을 알린다.

핵심 메시지가 정해지면 원고를 쓰다가 길을 잃어도 다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핵심 메시지가 ‘워킹맘이 알려주는 육아 비용 아끼는 방법’이라면 해당 주제에서 벗어나는 사담은 자제하게 됩니다. (비싼 사교육을 소개하거나, 개인 교육관을 하염없이 늘어놓는 것은 최소한 방지할 수 있겠죠.) 또한 핵심메시지 한 줄을 잘 적으면 나중에 책소개문구를 작성할 때도 도움이 됩니다. 핵심 메시지를 늘리면 그게 곧 소개글이니까요.

도서제목

도서 제목은 사람으로 치면 ‘얼굴’과 같습니다. 첫인상을 좌우하죠. 매력적인 제목이라야 독자의 발을 멈출 수 있습니다. 평범하고 흔한 제목은 독자를 하품하게 합니다. 스크롤을 내리다가 멈추게 하는 게 목적입니다.

도서 제목을 잘 짓는 방법은 시중 베스트셀러를 충분히 참고하는 것입니다. 대형 출판사의 회의를 거쳐 나온 책제목이므로 상품성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매번 사례를 참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저희가 100개 베스트셀러에서 공통점을 뽑아 만든 ‘탐나는 제목 짓는 5가지 꿀팁’을 공유드립니다. 이 꿀팁만 따라해도 충분히 더 나은 제목을 구상할 수 있습니다.

제목을 지어보셨다면 아래 체크리스트를 한 번 더 살펴보세요.

  • 입으로 소리내어 읽을 때 자연스러운가? (입으로 소리내었을 때 어색하지 않아야 눈으로 볼 때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 의외성이 있는가? (뻔한 제목은 시선을 붙잡지 못합니다. 의외성을 살리고 싶을 때는 어학사전의 동의어 기능을 활용해보세요. 예를 들어 ’12가지 인생의 법칙’ 제목이 뻔하게 느껴진다면 어학사전에 ‘인생’을 검색해봅니다. 동의어로 ‘세상살이’ , ‘평생’ 등이 나오지요. 따라서 ‘세상을 살아가는 12가지 법칙’, ‘평생 꼭 알아야할 12가지 법칙’ 등으로 변주를 해볼 수 있습니다. 제목 짓기는 직관의 영역이 아닙니다. 여러 단어를 집요하게 바꿔 붙이면서 뭐가 더 어울리는 지를 찾아가는 고된 과정입니다. 성실의 영역입니다. )
  • 시중에 있는 베스트셀러와 너무 유사하지는 않는가? (예를 들어 ‘영화는 도끼다.’와 같은 제목은 독자로 하여금 시중의 베스트셀러를 따라했다는 느낌을 들게 합니다. 훌륭한 책은 티나지 않게 패러디를 합니다. 티나지 않게 패러디 하려면? 베스트셀러를 바로 따라하는 대신 앞서 알려드린 ‘5가지 꿀팁’을 활용해보시기 바랍니다. )
  • 다른 사람에게도 공유해보았는가? (내 생각에 갇히면 아이디어가 굳습니다. 주변에 ‘이 제목 어때?’ 많이 물어보세요. 예비 독자에게 사전 조사를 한다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효한 데이터가 쌓입니다.)

자, 그럼 독자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재밌는 제목을 지어봅시다.

저자소개

저자소개를 쓸 때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일대기를 죽 적는 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일기가 아닙니다. 저자소개이므로 독자가 매력적으로 느낄 만한 정보를 선별하여 넣어야 합니다.

“저는 수원에서 태어나 00대학교를 00과를 졸업하고 00직장을 다니다가 퇴사했습니다.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많아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책을 좋아하여 글을 꾸준히 써왔으며 …”

저자소개 안 좋은 예시

위와 같이 적으면 독자가 다 읽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책 내용과 관련된 나의 경력 위주로 독자가 궁금해할만한 내용을 적는 게 좋습니다.

대학교 3학년, 교내 파워포인트 공모전 1위를 시작으로 10년 넘게 프리랜서로 파워포인트 디자인을 해왔다. 공공/교육기관부터 IT, 헬스, 여행, 소셜커머스 등 각 산업에서 필요한 마케팅 문서를 연구하면서 사용자가 원하는 디자인에 대해 깊은 통찰력을 지니게 되었다.

국사학과 관광학을 전공하였지만 내가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찾다 보니 자연스레 디자이너가 되었다. 일상을 관찰하고 새로운 공간을 찾아 다니는 것을 즐긴다. 보기 좋은 디자인이 아닌 좋은 경험이 되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현재는 IT스타트업에서 4년차 UXUI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소개 잘 쓴 예시 – 김예송 작가 ‘ppt 이렇게 쉬웠어?’


위 소개를 보면 학창 시절 경험 중에서도 ‘ppt’라는 1) 책 주제와 연관되는 경력을 소개합니다. 또한 독자가 신뢰할 수 있도록 그동안 진행해왔던 2) 프로젝트 이력을 모두 적었죠. 3) 다니는 직장 역시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으므로 넣습니다. 직장인이 아니라면 다른 활동을 넣어도 됩니다. 자격증 취득이나 SNS 활동 성과(팔로워 몇 만,조회수 몇 천) 등 모두 가능하죠. 아울러, 4) 자신의 철학 ‘보기 좋은 디자인이 아닌 좋은 경험이 되는 디자인을 추구한다.’을 함께 명시합니다.

이처럼 책과 관련된 이야기, 독자가 신뢰할만한 이력을 넣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럼에도 출간기획서를 작성하는 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기획을 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페스트북에서는 작가의 원고를 보고 콘셉트를 제안하는 서비스를 운영합니다. 관심이 있는 분은 festbook.co.kr 에서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이 글의 카테고리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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