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반려견 이야기로 책을 내다. ‘강미경 작가’ 인터뷰

어느 겨울 날, 반려견 ‘초리’를 품에 안은 강미경 작가를 만났다. 그녀가 완도에 살고 있어 영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으나, 대화는 바로 앞에서 나누는 듯 따뜻하고 온화했다. 무해했다. 초리를 품에 안은 그녀는 ‘인사해~’라며 환하게 웃었다.

‘초리 라는 이름은 네팔어로 딸이라는 뜻이에요. 개랑 여행을 다닌다고 신기해하면 저는 대답하죠. 개가 아니에요. 제 딸이에요.’ 

강미경 작가는 최근 초리와의 여행기 <믹스견이 어때서>를 책으로 펴냈다. 그녀가 믹스견 초리를 어떻게 입양하게 되었는지, 서울 토박이가 완도에 정착하게 된 사연은 무엇인지, 책은 어떤 마음으로 내게 되었는지 그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강미경 작가님 인터뷰


강미경 작가님 안녕하세요, 간단히 자기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강미경입니다. 전라남도 완도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서울 사람이고 완도에는 연고가 없어요. 완도 내려온 지 벌써 7년 차네요.

쉽지 않은 결정일 텐데요. 어쩌다 완도에 내려가셨어요?

제가 남동생이 있었는데 30대 초반에 하늘나라에 갔어요. 동생을 보내고 마음이 너무 추웠거든요. 따뜻한 남쪽나라를 찾다가 완도에 내려왔네요.

완도를 처음 알게 된 건 꽤 오래전이에요. 제가 이십 대에 뇌수술을 받았거든요. 몸도, 마음도 힘들었어요.

그때 신문 사설을 보는데 ‘완도 보길도에 가면 붉은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라는 한 문장이 있는 거에요. 그 문장을 보고 무작정 기차를 타고 완도 보길도로 갔어요. 12시간 걸려서요.

영화 같은 이야기네요. 지금 함께 사는 초리와의 일상은 어떤가요?

매일 아침 새소리를 들으며 일어 납니다. 몇 달 전 새로 이사 왔는데 주변이 다 산이고 밭이에요. 초리에겐 최고의 산책로죠. 초리와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현재 평생교육원에서 디지털 강사를 하고 있는데 일이 없는 날에는 강의 준비를 하거나 새로운 직업을 위해서 자격증 공부를 하며 지냅니다.

완도 보길도에 가면 붉은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강미경 작가님 인터뷰


초리를 입양하신 계기가 있을까요?

동생이 아프면서 저도 마음이 너무 힘들었는데요. 그때 초리를입양했어요. 유기견 사이에서 태어나 그런지 입양이 잘 안 되었어요. ‘마지막까지 남으면 내가 데려갈게.’라고 했는데 정말 입양이 안 돼 서 데려오게 되었어요. 운명인가봐요.

초리와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가 내년에 오십이에요. 사십 대를 어떻게 마무리 할까 고민하다 책을 내기로 했어요. 그러고보니 십 년마다 한 번씩 특별한 일을 해왔네요. 삼십 대는 네팔에 가서 십 년을 있었어요. 사십 대에는 완도에 내려왔구요. 오십 대의 시작은 출판으로 열게 되네요. 앞으로도 글은 쭉 쓰게 될 것 같습니다. (웃음)

책이 세상에 나왔어요. 소감이 어떠세요?

이십 대 때부터 글을 쓰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어요. 결국, 오십을 앞두고 꿈을 이루게 되었네요. 감회가 새로워요. 한편으로는 책을 내고 부끄러운 마음도 있어요. 글이 너무 허접한 것 같고.. 중간에 몇 번이나 포기할까 고민 되더라고요. 그래도 부끄러운 내 모습도 나잖아요. 내 모습을 내가 안 아끼면 누가 아끼나. 라는 마음으로 내 책을 아껴주려구요. 

우리나라 반려동물 문화에서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요?

일단 두 가지가 아쉬워요.

첫째는 ‘순종견’만 선호하는 문화에요. 저는 그런 분들께 묻고 싶어요. 당신의 혈통은 어떤가요? 순수혈통인가요? 라고요. 믹스견에 대한 편견이 참 많은데요. 품종견이나 믹스견이나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인 건 변함이 없어요.

둘째는 쉬운 입양절차에요. 우리나라는 입양이 너무 쉬워요. 독일은 반려견을 기르려면 시험을 통과해야 하거든요. 저도 초리를 데려오기 전에 반려견 관련 책만 열 권 정도 읽은 것 같아요. 끝까지 책임질 자신이 없다면 시작도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가족이니까요. 제 동생이 떠나고 나서 동생이 키우던 강아지가 한 달 만에 세상을 떠나더라구요. 건강하고 아프지도 않던 강아지였는데 잠자듯이 떠났어요. 동생을 그리워하다 따라간 것 같아요. 그때 느꼈어요. 반려견은 내가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이구나. 그러니 인형 고르듯 덥석 데려오면 안되겠죠. 신중히 고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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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흠뻑 빠져 든 초리

강미경 작가님 인터뷰


Who’s Interviewer?
윤서점 (brunch.co.kr/@wodusdbs)

페스트북의 ‘블로그북’ 서비스를 이용해 본 소감은 어떠신가요?

사진이 워낙 많아서 어떻게 나올지 고민했는데 생각보다 잘 나온 것 같아서 뿌듯해요. 애써주셔서 감사드려요.

믹스견 입양을 고민중인 분들께 경험자로서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세상에 버려져도 괜찮은 생명체는 없다’. 를 꼭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믹스견도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라는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반려견 이야기를 책으로 낸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초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어요. 책을 내고 나서 초리와 더 애틋해졌어요. 주변에서는 저를 보고 ‘믹스견도 귀하게 대하면 귀한 개가 되는구나.’라고 제가 초리를 대하는 모습을 보고 알게 되었다고 말해주더라구요.

제 책으로 믹스견에 대한 편견이 조금이나마 변화되었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산책을 하면 ‘무슨 똥개를 데리고 다니냐’는 말을 듣는데요. 그런 말이 사라지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이번에 책을 내면서 용기가 생겼어요. 다음번에는더  잘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네팔 이야기도 언젠가 내야지요. 골목골목이 아직도 생생해요. 완도에 내려온 이야기도 쓰고 싶어요. 꾸준히 작품활동 하면서 초리와 행복한 일상 보내고 싶습니다.

강미경 작가 품에 안긴 초리는 그 누구보다도 편안해보였다. 개에게도 팔자가 있다는 말이 있다. 초리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엄마 밑에서 한껏 밝아보였다. 그리고 초리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서 느꼈다. 엄마 역시 딸로부터 치유받고 있음을. 인터뷰를 끝내는 마음에 묘하게 뜨끈함이 차올랐다.

/ 인터뷰어 : 윤재연 (brunch.co.kr/@wodusd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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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북만으로 실제 출간 작가가 된 사례

강미경 작가의 도서는 교보문고, YES24 등 온라인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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